내가하고말지) 손끝의 <난지도 들기 프로젝트>후기👂👂

2024-07-01

<내가 하고 말지>의 프로젝트 팀,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 손끝 팀의 전시 전 마지막 현장 워크샵, <난지도 들기 프로젝트>의 후기가 찾아왔어요~ 센터 밖에서 열린 프로젝트라 어떻게 진행되었을지 더 궁금한데요! 함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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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는 동료 호미를 통해 올해 처음 알게 되었다. 쓰레기 더미를 쌓아 그 위에 공원을 만들었다고 했다. 호미에게서 난지도의 역사를 듣기 전까지 나는 쓰레기가 우리 손을 떠나면 자연히 폐기되어 이 세상에서 뿅하고 사라지는 줄로만 알았다.

마포동행센터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혀 모르던 사람들과 쓰레기섬 난지도에 오게 되었다. 생각보다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모여서 신기했다. 난지도 나무자람터에서 각자 자기소개 겸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듣게 되었다. 기후 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에서 기획하였고 나는 거기 팀원이니까, 게다가 마침 시간이 비어 있으니까 참가하게 된 나와 달리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와 관심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난지도가 생길때부터 이곳을 주목하기도 하였고 누군가는 예전부터 난지도에서 나무 심기 봉사를 하기도 하였다. 사람들의 작은 관심이 모여서 난지도가 버려진 쓰레기 더미가 아니라 숲이 될 수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큰 고민 없이 참여하게 되었지만 나의 작은 관심도 오늘 한 그루의 나무가 된다는 사실이 기뻤다. 활동가 선생님의 인솔하에 씨드뱅크 방식으로 나무를 심었다. 울창한 숲 가운데 유독 휑한 공간이 있었다. 그곳에 우리가 만든 씨그뱅크를 심었다. 다같이 가래 열매도 심었다. 그 공간에는 난지도의 쓰레기가 삐져나와 있었다. 과거의 쓰레기가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누군가가 옛날 크라운산도 포장지를 발견하여 보여주었다. 세월이 한참 지났는데도 온전한 상태로 거기 있었다. 쓰레기는 썩지도 않고 그대로 있었다. 우리가 어제오늘 먹은 쓰레기도 몇 십년 뒤에 그대로 있다고 생각하니 오싹해졌다.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씨앗을 심고 각자 손에 잡히는 사물을 아무거나 가져오기로 하였다. 누군가는 쓰레기를 누군가는 돌멩이를 누군가는 잎사귀를 주워왔다. 나는 우리가 심던 가래 한 알을 주워왔는데 사실 내가 가져오고 싶었던 건 난지도의 곤충들이었다. 가끔 집에서 곤충을 목격한다. 욕실에는 늘 어디선가 거미가 나타나 집을 지었다. 나는 그럴때마다 거미를 내쫓고 거미집을 치웠다. 내 공간을 거미가 침범했다고 느꼈다. 그런데 난지도에 와보니 상황이 바뀌어 내가 곤충들의 공간에 침범한 꼴이 되었다. 도시공간에서의 곤충과 숲 속의 곤충은 다른 존재가 아닌데 느낌이 너무나 달랐다. 자신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곤충의 모습이 징그럽지않고 자연스러웠다. 내가 집에서 죽이고 버린 곤충들도 사실은 이런 존재들일텐데 죄책감이 들었다. 살아있는 곤충이라 잡아오진 않았지만 그 대신 주워온 가래와 함께 액션 드로잉 시간에 곤충들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그리고 싶었다. 붓펜의 미끈한 질감으로 숲 속을 누비는 뿌리와 곤충들을 마구 그렸다.

액션 드로잉 이후에 미리 준비한 질문지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주어졌다. 다들 난지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았다. 난지도라는 공간은 참 신기해서 사람들의 기억 속 다양한 시공간과 관계를 맺었다. 사람들은 오늘 난지도에 온 경험으로 다양한 기억을 꺼내놓았다. 어릴 적 숲에 살았던 기억으로 연결되기도 하고 도시 거주 공간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그 연결이 참 재미있었다.

난지도를 통해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맺고 난지도라는 공간까지 얻게 된 것 같다. 기회 될 때마다 난지도에서 나무 심고 시간을 보내고 싶다. 또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를 어떻게 줄일지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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